주식 투자한 지 올해로 딱 6년 차가 됐어요. 처음엔 종잣돈 300만 원으로 시작해서 이리저리 소액으로 종목 사보면서 감 잡으려고 노력했죠. 그때는 ‘상장폐지’ 같은 단어만 봐도 무서워서 무조건 피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그럴만도 한 게, 이름만 들어도 위험한 느낌이 팍 들잖아요. 근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더라고요.
제가 직접 상장폐지된 주식을 샀던 경험이 있는데요.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이게 단순히 ‘망한 종목’만은 아니더라고요. 물론 리스크는 크지만, 그만큼 기회도 있는 시장이라는 걸 직접 체감했어요. 오늘은 제가 왜 그런 주식을 샀는지, 어떻게 처분했는지, 재상장이라는 희망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그 과정을 한 번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상장폐지 주식을 왜 샀냐고요?
사실 시작은 우연이었어요. 어느 날 주식 커뮤니티에서 “OO전자 상장폐지 주식, 장외서 거래되고 있음. 재무 구조 개선됐고 재상장 시도 중”이라는 글을 봤어요. 그 기업, 한때 거래도 해봤던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좀 더 관심이 갔죠.
솔직히 처음엔 ‘이런 거 왜 사지?’ 싶었어요. 그런데 댓글들을 보니까, “예전에도 상장폐지됐다가 돌아온 기업 있다”, “지금 장외 매수가 400원인데, 재상장 성공하면 3~4배는 갈 수 있다” 같은 말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호기심이 좀 강한 편이라 직접 파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진짜로 재무제표 찾아보고, 기업공시도 다시 들여다보고, 뉴스까지 다 뒤져봤어요.
그러면서 느낀 건, 이 회사가 진짜 망한 건 아니더라고요. 일시적으로 자본잠식 문제가 있어서 관리종목으로 갔다가 결국 상장폐지가 됐지만, 실제 사업은 유지되고 있었고 심지어 구조조정도 활발히 하고 있었어요. 오너 리스크도 없고, 공장 가동도 꾸준했어요. 그런 모습이 신뢰감을 주더라고요.
그때 제가 느꼈죠. ‘이건 진짜 망한 회사는 아니고, 일단 숨은 붙어 있네.’ 그 순간부터 저는 투자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장외시장에서 주식 사봤을 때
상장폐지 주식은 정규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장외시장’을 이용해야 하잖아요. 저는 ‘38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이트에서 처음 장외 매물을 봤어요. 사실 장외 거래는 처음이라 좀 무섭기도 했어요. 사기당하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됐고요. 그래서 여러 거래 후기를 먼저 찾아봤고, 안전한 거래를 위해 증권사 협의계좌를 이용하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판매자랑 직접 연락해서 금액, 수량 조율하고, 조건 맞추고, 계좌번호 확인해서 거래했어요. 저는 3,000주를 주당 450원에 샀어요. 총 135만 원 정도 들었죠. 그 당시에는 ‘잃어도 공부다’라는 마인드로 들어갔어요. 근데 사람 심리가 참 묘한 게, 막상 돈이 들어가니까 그 기업의 뉴스 하나하나에 예민해지더라고요.
기다리는 동안의 시간들
이 회사는 상장폐지 이후에도 홈페이지 운영이 계속되고 있었고, 사업보고서도 올라왔어요. 사실 이런 점이 제가 계속 희망을 갖게 한 이유 중 하나였어요. 대부분 상장폐지 기업은 말 그대로 연락 두절되고 조용해지는데, 여긴 직원 채용도 하고, IR 자료도 내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일주일에 두 번은 공시 확인하고, 뉴스 알림도 걸어두고, 심지어 네이버 증권 댓글도 챙겨봤어요. 한 번은 감사의견 ‘한정’에서 ‘적정’으로 바뀐 걸 보고 진짜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고요. ‘진짜 재상장 노리나 보다’ 하는 생각에 혼자 흥분도 했죠.
물론 매번 희망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어떤 날은 “재상장 무산 가능성 있다”는 루머에 하루 종일 멘붕 상태였던 적도 있었어요. 솔직히 멘탈이 많이 흔들릴 때도 있었고, 괜히 샀나 싶었던 순간도 많았어요. 하지만 나는 한 번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샀던 거니까, 버티기로 했어요.
결국 처분했던 이유
이 주식은 결국 제가 2년 가까이 보유했어요. 재상장 소식은 계속 들려왔고, 실제로 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었지만, 저는 중간에 매도 결정을 했어요. 이유는 단순했어요.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겼거든요. 당시 급등 가능성이 높았던 중소형 바이오주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자금이 필요했어요.
장외시장에서 매도는 처음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매수자들은 꽤 있었어요. 제가 샀던 가격보다 조금 오른 520원에 팔았고, 수수료 제외하고도 약 15만 원 정도 수익이 났어요. 사실 이게 대단한 수익은 아니었지만, 저는 ‘진짜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상장폐지 종목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해봤고, 리스크 관리도 스스로 했고, 매수와 매도 전 과정을 겪으면서 투자 감각이 확실히 생겼거든요.
재상장 가능성은 정말 있나?
제가 투자했던 기업은 아직 재상장하지 않았어요. 다만, 최근에 한국거래소에서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신규 투자자 유치도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걸 보고 있으면 ‘그때 계속 가지고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걸 후회하진 않아요.
재상장은 확실히 쉬운 길은 아니에요. 절차도 까다롭고, 재무구조가 뚜렷하게 개선되어야 하고, 기업 투명성도 요구돼요. 그래서 이런 가능성은 늘 ‘50:50’이라고 봐야 해요. 기대하되, 맹신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저는 이걸 몸으로 배웠어요.
직접 해보니 알게 된 것들
이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거예요. 상장폐지 주식을 싸게 산다고 무조건 이득 보는 건 아니고, 정보력이 없으면 오히려 더 위험해요. 기업의 실제 상태를 파악하지 않고 “싸니까 사자”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낭패 보기 쉽거든요.
그리고 장외거래는 솔직히 귀찮아요. 연락도 직접 해야 하고, 매수자 구하기도 쉽진 않아요. 그래도 이런 과정을 통해 투자라는 게 단순히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걸 느꼈어요. 한때 ‘죽은 주식’으로 취급됐던 종목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니까요.
마무리하며
상장폐지 주식은 분명 리스크가 큰 투자예요. 저는 운 좋게 작은 수익을 냈고, 기업을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도 생겼지만, 누군가는 전액 손실을 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신중하게 접근하되, 공부 차원에서 소액으로 경험해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배우는 게 많거든요.
한 줄 요약 팁
상장폐지 주식, 무조건 위험한 게 아니에요. 정보를 파고들고 리스크를 이해하면 오히려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