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교육이라는 말, 나랑은 상관없는 줄 알았어요
재교육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딱딱하게만 느껴졌어요. ‘그건 백수가 되면 알아보는 거지, 내가 지금 뭘 배우고 앉았어’ 싶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서 갑자기 부서가 통합되면서 일이 바뀌었어요. 보고서 양식도 달라졌고, 매출 정리도 엑셀로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어요. 저는 엑셀은 눈 감고도 열 줄 정도는 할 수 있다, 이런 거랑은 거리가 멀었거든요.
그날 집에 와서 식탁에 앉자마자 생각했어요. 나도 뭔가 다시 배워야겠다. 안 그러면 앞으로 버티기 힘들겠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혼자 검색하다 찾게 된 ‘국민내일배움카드’
처음엔 인터넷에 ‘중장년 재교육 프로그램’ 이렇게 쳐봤어요. 대부분 고용센터 이야기거나 오프라인 교육이라 시간 맞추기부터 막막했죠. 그중에 눈에 띈 게 있었어요. 이름은 ‘국민내일배움카드’.
솔직히 처음엔 이름부터 거창해서 좀 거리감 들었어요. 근데 자세히 보니까, 그냥 누구나 신청해서 쓸 수 있는 교육비 지원 카드더라고요. 자격 요건도 그렇게 까다롭지 않고, 워킹맘도 신청할 수 있었어요.
마침 제가 쉬는 시간에 자주 보는 엄마들 모임 단톡방에서도 누가 이야기했어요. “그거 진짜 괜찮아, 나 지금 그걸로 요양보호사 공부 중이야.” 그 얘기에 힘을 얻고, 저도 진지하게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오프라인 과정은 그림의 떡, 결국 온라인으로 방향 전환
제일 먼저 생각했던 건 오프라인 수업이었어요. 학원도 있고, 교육원도 있고, 고용센터에서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거의 다 낮 시간대예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런 식.
애들 학교 보낼 시간, 집안일 하고 회사 출근 준비하면 벌써 8시 반인데, 교육 받으러 어딜 가겠어요. 그런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국엔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어요. HRD-Net이라는 사이트에서 강의 검색을 해보니까, 정말 생각보다 다양한 강의가 많았어요. 엑셀, 회계, 마케팅, 영상 편집, 글쓰기, 심지어 바리스타 이론까지 있더라고요.
저는 블로그도 하고 있어서, ‘콘텐츠 마케팅’ 강의를 선택했어요. 실생활에 바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갔어요
솔직히 말해서요. 처음 일주일은 진도 하나도 못 나갔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저녁하고 애들 챙기고, 설거지하고 나면 밤 10시 넘거든요. 그 시간에 눈 뜨고 강의 듣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아예 ‘하루 15분만 듣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강의 하나를 전부 듣기보다, 짧게 쪼개서라도 꾸준히 보자고요.
출근길에 이어폰 끼고 목소리만 듣기도 했고, 점심시간 10분 빼서 한 챕터 듣기도 했어요. 그렇게 하니까 조금씩 진도가 나가더라고요.
재교육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뭔가 대단한 걸 배워야 할 것 같았어요. 자격증도 따고, 이직도 하고, 뭔가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느낌?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그게 전부는 아니더라고요.
제가 들은 콘텐츠 마케팅 강의는 실습도 없고, 시험도 없었어요. 대신 ‘이렇게 써보세요’, ‘이런 제목이 클릭을 부릅니다’ 이런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그대로 적용해봤어요. 제목을 바꿔보고, 썸네일을 조금 신경 써보고, 글을 쓸 때 문단 나누는 방식도 바꿔봤어요.
그랬더니 페이지뷰도 오르고, 댓글도 늘고, 수익도 살짝 올랐어요. 그러면서 뿌듯함이 생겼고요.
중장년에게 재교육이란 ‘경쟁’이 아니라 ‘회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대 때는 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서 좋은 회사 가려고 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에요.
지금 제게 필요한 건 내가 뭔가를 다시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이에요. 뒤처지는 게 아니라는 안정감. 내 삶을 조금 더 능동적으로 꾸릴 수 있다는 자신감.
공부하면서 뭔가 뿌듯한 순간이 있었어요. 광고 클릭률 높이는 법을 배우고 나서 블로그에 적용했더니, 그날 바로 수익이 2배가 되었거든요.
그때 속으로 ‘아, 나 아직 안 늙었구나’ 싶었어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하지만 감당 가능한 수준이에요
온라인 강의가 편하긴 한데요. 강사님에게 바로 질문할 수 없는 건 답답했어요.
출석 체크도 단순히 틀어두는 게 아니라 끝까지 봐야 인정되니까, 아이 밥 먹이면서는 듣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혼자서 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조금씩 떨어질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같은 강의 듣는 사람들끼리 모인 네이버 카페도 가입했어요. 서로 진도 공유하면서 힘이 나더라고요.
아무래도 시스템이 완벽하진 않지만, 비용 부담이 거의 없고, 시간도 자유로워서 워킹맘 입장에서는 이만한 기회가 없어요.
만약 지금 당장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거부터 시작해보세요
살다 보면 나를 위한 시간이 자꾸 뒤로 밀려요.
아이 챙기고, 남편 챙기고, 일하고, 또 집안일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죠.
그럴수록 ‘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재정비’라고 생각해요.
무언가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도 없고, 지금 하는 일과 완전히 다른 분야를 배워야 할 필요도 없어요.
오히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돕는 교육부터 시작해보세요. 나에게 필요한 기술 하나만 챙겨도, 삶이 훨씬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요.
오프라인 vs 온라인 재교육 과정 비교표
항목 | 오프라인 재교육 | 온라인 재교육 |
---|---|---|
시간 제약 | 있음 (고정된 수업 시간) | 없음 (본인이 시간 조절 가능) |
장소 제약 | 있음 (교육장 이동 필요) | 없음 (집, 카페 등 자유롭게 수강) |
실습 가능 여부 | 많음 (직접 실습 중심) | 제한적 (영상 강의 위주) |
질문과 피드백 | 즉각 가능 (강사와 대면 가능) | 제한적 (댓글이나 Q&A 게시판 활용) |
수강료 | 일부 자비 부담 | 자부담 적음 또는 무료 |
취업 연계 | 연계 과정 많음 | 상대적으로 적음 |
추천 대상 | 실습 기반 직종 준비자 | 육아 병행 워킹맘, 자기계발 목적 |
오늘 저처럼 고민하고 있다면, 이 말만 기억해주세요
“공부는 언제 시작하든 늦지 않다”는 말, 예전에는 그냥 멋진 말인 줄 알았어요.
지금은 그 말이 진짜라는 걸 알아요.
40대에 다시 배우는 게 창피한 게 아니라, 안 배우고 뒤처지는 게 더 무서운 시대가 되었어요.
정답은 없어요. 엑셀을 배워도 되고, 글쓰기를 배워도 되고, 미용, 간호, 요양, 마케팅, 다 괜찮아요.
중요한 건 내가 왜 배우고 싶은지를 분명히 아는 거예요.
그렇게 한 걸음 내디디면, 나머지는 의외로 술술 풀려요.
저처럼 아이들 재우고 조용한 새벽에, 노트북 켜고 첫 강의 들어보세요.
그 순간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