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재취업 성공사례, 3개월 만에 변했어요

쉬고 싶었던 게 아니라 잠깐 멈춘 거였는데요

아이 둘 키우면서 살다 보면 ‘일’이라는 게 너무 멀어져요. 출산하고 육아하면서 회사를 그만둔 게 벌써 8년 전이더라고요. 처음엔 잠깐 쉬고 돌아가려 했어요. 그땐 진짜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한두 해쯤 쉬면 다시 일자리 구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력서 한 장 쓰는 것도 망설여지고, 내 나이에 뭘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마흔 중반, 누가 나를 다시 써줄까? 싶기도 했고요.

더는 이렇게 살 순 없겠다 싶어서 검색창에 ‘중장년 재취업’이라고 쳐본 게 시작이었어요. 예전엔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말도 낯설고, 나랑 상관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저도 그 말 속 주인공이더라고요.

내가 제일 궁금했던 건, 과연 나 같은 사람도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을까였어요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고민인데, 그 질문 하나로 며칠을 고민했어요.

“다들 나이 많은 사람 안 뽑는다잖아.”
“요즘 회사는 젊고 빠른 사람 좋아하지 않나?”
“컴퓨터도 자신 없고, 경력도 예전 얘기고…”

그렇게 하루하루 검색만 하다가 우연히 재취업 성공 사례를 하나 보게 됐어요. 마흔아홉에 다시 회계 보조로 일하게 된 분 이야기였는데, 그분도 저랑 똑같이 ‘나이 때문에 안 될 거다’라고 생각했다더라고요. 그런데 지역 고용센터에서 자격증 따고, 훈련 받고, 연락 오고… 그렇게 다시 시작했대요.

그 글을 읽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울컥했어요. 누군가는 해냈는데, 나는 왜 시작조차 안 해봤을까 싶었죠.

일단 한 발짝 내딛고 나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뭘 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일단 동네 구청부터 찾아가 봤어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안내문도 복잡했어요. 근데 상담 창구에 계신 분이 진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제가 나이도 있고 컴퓨터도 잘 못 다룬다고 하니까, 기초 과정부터 시작해보자고 하셨어요.

그렇게 해서 신청한 게 ‘IT 기초 직업훈련’ 과정이었어요. 한 달 동안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씩 배우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엑셀이나 한글도 처음엔 어려웠지만 수업 듣다 보니까 점점 익숙해지더라고요. 선생님도 워낙 차근차근 알려주셔서 부담이 없었어요.

같이 수업 듣는 분들 중에는 저보다 나이 많은 분도 계셨어요. 그분은 60 넘으셨는데 오히려 저보다 적극적이었고, 매일 과제도 꼬박꼬박 해오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용기가 생겼어요.

막상 해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한계’는 전부 내 머릿속에 있었던 거더라고요

사실 가장 큰 장벽은 나이가 아니라 ‘내 마음’이었어요. 내가 스스로 벽을 세우고 있었던 거죠.
“괜히 갔다가 민폐 아니야?”
“배우긴 뭘 배워, 그냥 집에 있는 게 낫지…”

이런 생각들. 근데 수업 듣고 나니까 생각보다 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진짜 중요한 건 능력보다 태도라는 걸 느꼈어요.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물어보고, 따라가려고만 해도 주변에서 다 도와주더라고요.

그리고 교육 과정 끝나니까 고용센터에서 시간제 사무보조 일자리를 추천해줬어요. 급여는 많진 않지만 일주일에 세 번 나가서 문서 정리하고 전화 받는 일이었는데요, 그 일을 하면서 진짜 오랜만에 사회랑 연결된 느낌을 받았어요.

주변에선 “지금 와서 뭘 새로 하냐”고 했지만, 나는 해보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처음 시작한다고 했을 땐 남편도, 친구들도 걱정했어요. 몸이 힘들 텐데 괜히 고생하는 거 아니냐고요.
근데 전 오히려 그 시간이 제일 덜 힘들었어요. 하루 중 나만의 시간이 생겼고, 뭔가에 집중하니까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무엇보다 ‘나도 여전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이 다시 생겼어요. 예전엔 하루 종일 애들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내가 없으면 집이 안 돌아가는 것 같았는데, 막상 일하기 시작하니까 가족들도 스스로 알아서 하더라고요.

물론 피곤한 날도 있어요. 아직은 체력도 부족하고, 시간 맞추는 게 버거울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 모든 게 ‘살아있는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 있었어요.

어떤 일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단,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해요

요즘엔 동네 도서관에 있는 커뮤니티에도 자주 나가요. 거기서 재취업한 분들 얘기 듣는 것도 좋고, 또 정보를 나누기도 해요. 어떤 분은 마트 시식코너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문화센터 강사 하신대요. 어떤 분은 복지관에서 교육보조 하시다가 공공기관 계약직까지 들어가셨어요.

이런 얘기 들으면,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느껴요.

중요한 건 자격증이나 실력이 아니라, 움직이겠다는 마음이더라고요. 그게 생기면 방법은 진짜 많아요.

중장년 재취업 전, 내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 TOP5

순위 고민 내용 실제 경험하며 느낀 점
1 나이에 불리하지 않을까? 50대 이상 채용 사례 증가, 의외로 인식 개선됨
2 경력이 단절돼서 경쟁이 안 될까봐 경력보다 성실성과 태도를 더 보는 채용도 많았음
3 컴퓨터를 잘 못해서 걱정됨 직업훈련 과정 통해 빠르게 익힐 수 있었고, 어렵지 않았음
4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감이 안 잡힘 고용센터 통해 시간제 사무보조부터 돌봄 등 다양하게 제안 받음
5 일 시작하면 가정과 병행이 가능할까? 주 3일 탄력 근무 가능해 일상 유지하면서 일할 수 있었음

중장년 재취업 성공을 위한 체크리스트

항목 체크포인트 예시 체크 여부
지역 일자리 정보 확인 구청·고용센터 홈페이지, 워크넷 등 주기적으로 확인
직업훈련 프로그램 참여 컴퓨터 기초, 사무보조, 상담 스킬 등 1~3개월 과정 존재
내 상황에 맞는 일자리 탐색 시간제, 단기계약직, 문화강사, 온라인 상담 등 부담 적은 직무부터 시작 가능
마음가짐 재정비 ‘나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 비교보다 내 속도에 집중
실제 사례 찾아보기 블로그, 유튜브,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 사례 참고해 방향 정하기

만약 예전의 나처럼 고민 중이라면, 딱 한 가지만 해보세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중에 “나도 다시 일하고 싶긴 한데…”라고 생각하신다면요, 오늘 구청이나 고용센터 홈페이지 한 번만 들어가보세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가 아니라,
‘뭐가 있는지 한 번 보자’라는 마음으로요.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정보 찾다 보니까 진짜로 신청하게 됐고, 신청하고 나니까 수업이 기다려졌고, 수업 듣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겼고, 자신감 생기니까 일자리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일주일에 세 번만 일하지만, 조만간 자격증 하나 따서 정규직 일자리에 도전해보려고요.
늦은 게 아니에요. 어차피 지금이 내 인생에서 제일 빠른 순간이에요.

지금 망설이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제 얘기가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나이 많다고, 경력 없다고, 기술 부족하다고 위축될 필요 없어요.
저처럼 하나씩 해보면 됩니다.

시작은 작게, 마음은 조금 더 용감하게.
그게 중장년 재취업의 첫 걸음이었어요.